여행정보/└ 여행

후지산 등산,등반 후기 (+무박 야간산행, 1박 2일 코스, +필수 준비물, 도쿄 신주쿠에서 후지산, 마음먹고 등산해야하는 산)

브라이트 민 2020. 10. 19. 01:02
728x90
반응형

후지산 등산후기

 

안녕하세요. 브라이트 민입니다.

요즘 날씨도 추워지고 독감주사 맞고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며칠 푹 쉬다가 이제 살아났네요.

다들 독감주사는 맞으셨나요?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도 불가능하고 여행은 계속 가고싶어서 예전 후지산 다녀온 기억이 생각나서 미루고 미뤘던 후지산 등산 후기를 포스팅할게요. 

글이 조금 길어질 수 있지만 후지산을 가시는 분들이거나, 갈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끝까지 잘 읽어주세요!

 


후지산 : Fuji Mountain

한번도 안 가면 바보, 두 번가도 바보.


세계 문화유산인 후지산의 높이는 3,776m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후지산은 1년에 단 2개월만 등산이 허락되어있습니다.

등산이 가능한 기간은 1년 중에서도 7월 상순~9월 중순입니다.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후지산 등반을 금지했습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후지산을 정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 번은 꼭 가야 하지만,

너무 힘들기 때문에 두 번 가면 바보라고 부르는 속담이 있다고 해요.

등산하고 오니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후지산의 등산경로는 총 4가지가 있습니다.

4개의 등산로 (요시다, 스바시리, 고텐바, 후지노미야)가 있습니다.

주로 요시다 코스를 제일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저 또한 요시다 등산로로 다녀왔습니다.

 

저는 도쿄 신주쿠에 있는 고속버스를 예매해서 후지산으로 갔습니다.

고속버스의 경우 한국에서 미리 예매를 한 상태였습니다.

2017년에 다녀왔다 보니 현재와는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최신 정보로 본인에 알맞게 검색해서 등산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6 합목부터 정상까지로 나뉘어있고 곳곳에 산장 겸 편의점이 설치되어있습니다.

정말 한 합목. 한 합목이 올라가기가 얼마나 힘이 들어요.

만만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후지산 등산루트

 


후지산 등반 준비물

방수용 비옷, 헤드램프, 산소캔, 우의, 선글라스, 스틱, 비닐봉지, 고산병 약, 간단한 구급약, 마스크(화산재가 코와 입으로 들어감), 휴지(화장실에 없고, 구매해야 함), 스패치(있으면 좋고 없으면 바지에 재가 묻음), 얇은 옷으로 여러 벌 껴입기

등산 팁!!!!!

1. 산소 캔은 조금 힘들다고 절대 밑에서 개봉하지 말 것.

정말 죽을 것 같지만 정상에 다다를수록 더 내가 미리 산소를 흡입한 것에 대해서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 힘들면 위는 더 힘들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버티세요.

물론 위에 산장이나 편의점에서도 팔지만 금액이 후들후들합니다.

 

2. 비가 오게 되면 우의만으로 부족합니다.

가방이 비로 인해 젖으면서 무게가 엄청 늘어나기 때문에 우의와 가방 방수포는 세트로 챙기세요.


 

원래 저는 후지산 등산을 위해 1박 2일을 계획했습니다.

후지산을 가기 위해 도쿄로 여행을 간 거였고, 오로지 후지산이 목적인 여행이었습니다.

버스도 미리 왕복을 다 끊어 놓은 상태였고, 산장은 일정 금액을 계약금으로 걸고 예약을 해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오전에 출발하는 버스를 오후 출발로 착각을 해서 버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 1차 멘붕에 빠졌습니다.

왜냐면 도쿄에서 후지산까지는 2시간 20분~3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하고

산장은 제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숙박을 할 수 없습니다.

산장의 경우 무조건 예약제이고 절대 그날 등산객을 재워주지 않습니다.

산장도 물 건너갔고, 버스도 편도는 다시 끊어야 했어요.

금액도 금액이었지만 과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야간산행을 후지산에서 해도 될까? 가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후지산을 가기 위해 그날 숙소도 정하지 않았고, 휴가도 다 냈는데 지금이 아니면 내년으로 미뤄야 해서 오후 버스를 타고 최대한 등산을 빨리해서 산장에 도착할 수 있으면 산장에서 자고 아니면 야간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다시 도쿄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이미 시간상 야간산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마음 먹었어요.

 

후지산 등산 시작지점

 

 

후지산 등산 시작지점

후지산 등산 시작 지점입니다.

버스로 구름이 보이는 곳까지 올려다 줍니다.

올라갈 때도 길이 다 지그재그로 되어있고, 등산하는 루트도 고도에 의한 급속한 기후변화로 인한 몸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길을 지그재그로 만들어 놓았다고 해요.

덕분에 두세배 더 걸어야 하고 발이 매우 아파요.

걷다 보면 그냥 일자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구름을 내 발아래에 두고 시작하는 등산길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5시~6시 정도에 등산을 시작한 것 같네요.

그다음 날 1시는 다돼서 하산했습니다. 거의 18시간 이상 걸었어요.

 

후지산 입구

후지산 등산 시작 지점에 있는 표지판입니다.

야간산행을 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라 생각되더라고요.

목에 걸려있던 디카도 힘들어서 가방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사진 우측에 잘 보시면 마차 같은 게 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말도 있어요.

 

이 산 중턱에 왜 말이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내려오면서 깨달았어요.

거의 다 내려와서 말을 탈 수 있는 지점이 나오는데 비록 내려온 거리에 비하면 짧은 거리지만 엄청 힘들거든요.

솔직히 저도 타고 싶었어요. 비에 가방이 다 젖어서 너무 무거웠고, 야간산행으로 몸이 지칠 때로 지쳤습니다.

비용은 한번 타는데 편도 10만 원 정도였던 거 같은데 아깝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비가 오니 말똥 냄새와 말안장에도 비가 다 묻어있었고, 말들의 상태도 지저분했고,

일행을 두고 혼자 탈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한두 시간을 더 걸은 듯합니다.

 

후지산에 있던 이름 모를 꽃
후지산 정상가는길

후지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 있던 이름 모를 꽃들과 나무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화산이기도 하고, 고산지대에 있는 것들이다 보니 신기한 것들이 많았어요.

왠지 포켓몬이 나올 것 같은 기분도 들더라고요.

이뻤고, 이미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어요.

비행기도 거짓말 조금 보태면 눈 옆에서 날아다녔습니다.

 

후지산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걷고, 힘들어서 사진도 많이 못 찍었어요.

셀카를 남기긴 했지만 상태도 영 좋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날씨도 안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여기가 산장이자, 음식을 파는 곳이었어요. 편의점 겸 산장인 듯?

내부에는 등산객들이 자고 있기 때문에 취식을 밖에서 가능했고 음식 구매만 가능했습니다.

얄짤없었음.

아픈 사람이 나와도 재워주지 않아요. 무조건이에요.;;

 

후지산 등산후기

해가 지면 깜깜해 지기 때문에 헤드랜턴은 필수입니다.

없으시면 사가셔야 해요.

손은 사용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일반 랜턴보다는 헤드렌턴을 추천드립니다. 

추천보다는 필수에 가까운 아이템이에요.

 

후지산 산장
후지산 산장

 

저는 체력이 고갈돼서 산장에 도착할 때마다 거의 식량을 사 먹은 것 같아요.

처음부터 산장에서 잘 계획이어서 산장에서 밥이 나오기 때문에 식량을 든든하게 챙기지 못했어요.

빵, 초콜릿 등등을 챙겼는데 부족했습니다.

 

산장에서 음식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비싸게 팔았고,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음식은 정상 가까이에 있던 산장에서 먹은 수프가 정말 꿀맛이었어요. 

추위를 잠시나마 녹일 수 있었고, 맛도 어찌나 달게 느껴지던지 ㅠㅠ

 

라면도 추워서 금방 식었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식은 무겁더라도 든든하게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후지산 정상 소원비는 곳 

 

정상에서 동전을 꼽고 소원을 비는 곳이에요.

가까이서 보면 동전이 너무 많이 꼽혀 있어서 징그러워서 자세한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저도 동전을 정상 기둥에 꼽아두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틈틈이 돌탑도 많았지만 돌탑 쌓을 정신은 없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저 구간에서 더 올라가야 편의점도 나오고 후지산 도장을 받는 곳도 나옵니다.

반대편 정산까지 둘러서 가는 길이 있었지만 그곳을 비가 와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열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가지 못했습니다.

 

후지산 정상

 

걷고 걷고 걷다가 비를 쫄딱 맞으며 정상을 맞이했어요.

일출을 보지 못한 게 아직도 아쉽지만 두 번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밤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별이 내 눈 옆에 떠있었어요. 잊지 못할 기억!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새벽이 다가올수록 날씨는 안 좋아지고 비까지 오게 되었고 야간산행을 하기에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갔어요.

중간에 잠들 뻔한 적도 많았어요.

정상 몇 미터 남겨두고 잠시 졸았는데 외국이 제 어깨를 만져주면서 힘내라는 눈빛을 보내준 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문득 그분은 어떻게 지낼지 궁금하네요.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문제는 내리막이었습니다. 발이 아파서 퉁퉁 붓고, 내리막에서는 지그재그 Z 모양의 길이 더 심하게 느껴졌어요.

아래 사진을 확대해서 보시면 조그맣게 점들이 보이는데 모두 사람 이랍니다.

얼마나 큰 산인지, 길이 얼마나 길었는지 짐작되시나요?

 

후지산 정상부근 하산길
후지산 정상부근 하산길

 

비도 오고, 날도 흐렸지만 구름은 너무 이뻐서 구름 위에서 한 컷 남겼습니다.

몰골은 말이 아니었지만 아직도 뿌듯하네요.

애써 웃은 기억이 납니다.

얼굴도 엄청 붓고, 손발도 많이 부었어요.

가방이 비를 머금어서 엄청 무거워졌고, 발도 너무 아팠어요ㅠㅠ

 

그리고 하산할 때 화장실이 가고 싶은데 지나쳤으면 그다음 화장실이 없을 수도 있어요.

지도를 잘 보시고 무조건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번 참아보겠다고 하다가 큰일 나요.

돌아서 산을 다시 올라가고 싶은 게 아니시라면 하산길에 나오는 화장실은 무조건 들리는 걸 추천드립니다. 

 

 

 

하산을 마치고 먹었던 라면입니다.

다들 비도 많이 와서 실내도 아주 꿉꿉했고, 식장 내 바닥에도 물이 많았지만 그런 거 신경슬 겨를 없이 흡입했어요.

 

완전 꿀맛!

일반적으로 먹었더라면 무슨 맛인가 했겠지만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후지산이라 그런지 후지산이 그려진 어묵도 있었습니다.

 

그다음에는 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었기에 기념품을 사러 갔습니다.

힘들었지만 후지산 정상을 찍고 하산해서 휴식을 취하면서 음식을 먹으니 기운이 나더라고요.

 

후지산 기념품 샵
후지산 기념품샵에서 구매한 벚꽃 술

후지산에서 하산하시면 여러 가지 기념품이 다 있었어요. 없는 게 없습니다.

기념품 샵도 엄청 많이 있어요.

술도 있었고, 우표, 초콜릿, 마그네틱 없는 게 없었습니다.

등산스틱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 막대기 같은 것도 팔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벚꽃 술을 샀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후지산을 나타낼 수 있는 다른 것을 살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저 때 벚꽃 술이 유행이어서 있길래 한번 사보았어요. 아직도 집에 있어요.

이쁜데 무용지물이지만 기분은 좋은 기념품이 되었습니다.

 

후지산 하산 

후지산에서 하산해서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잇는 모습입니다.

아 참고로 버스로 이 곳 까지만 올라와서 후지산만 느끼고 바로 버스 타고 내려가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코스인 것 같았고, 그렇게 판매하는 곳도 있더라고요.

 

버스 타고 내려와서 구름 위에서 사진 찍고 바로 하산하시는 분들.

어찌 보면 제일 현명했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후지산을 등산함으로써 정말 어지간한 일은 힘들다고 느끼지 않고

아직도 종종 그때의 힘든 기억을 가지고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내심이 엄청 늘었어요.

레벨업을 한 기분!

 

후지산 버스표지판

 

후지산 버스 타는 곳에서 찍은 표지판입니다.

오사는 밤밥 -> 오시는 방법 이겠죠?

조금만 신경 쓴다면 이러한 오타는 없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에요.

하지만 한글이 읽지 못하는 글은 없기에 한글의 위대함도 다시금 느끼네요.

 

여기까지 후지산 등산 리얼 후기였습니다.

저는 등산을 좋아하긴 하지만 꾸준히 등산을 하진 않았어요.

올라가다 보니 6~7살 정도 되는 어린이들도 엄마랑 등산하던데 놀랐습니다.

애기도 힘든 게 보였는데 놀라웠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후지산 등산을 한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만만한 산은 아니기 때문에 각오하시고 올라가세요!

 

그럼 마지막은 구름 위에서 시작한 후지산 등산 입구 사진을 남기고 저는 이만 글을 줄입니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서 해외여행도 가고, 등산도 마음껏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후지산 등산후기

 

반응형